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510)
문학 (128)
찬양 콘티(Continuity) (80)
Business as heritage (6)
IT . Web (149)
Photo (127)
etc. (20)
Total348,447
Today36
Yesterday147
*20121219 국치가 회복될 사건이 올 때까지 블로그 양쪽은 조의를 표하는 검정색입니다.
Tistory 로고 이미지 티스토리 가입하기!









블로그 이미지

도서: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 (2010.04, 느린걸음)

저자: 김예슬

일시: 2013년 4월 27일 오후 2시

장소: 합정동 어쿠스틱 카페

참석: 김지민(감수), 김대훈, 이은주, 김아영(기록), 이지수


Apple | iPhone 4S | Normal program | Pattern | 1/20sec | F/2.4 | 4.3mm | ISO-50 | Off Compulsory


<함께 나눈 이야기>


지민: 이 책의 요지는 세상의 고착화된 체제에 끌려가기 싫다, 더 소중한 것을 선택하고 지켜내기 위해 좁은 길을 가겠다는 것 같다. 이번 책에 대한 첫인상을 이야기해 보면 좋겠다.


은주: 당시 대자보에 적혔던 글을 처음 읽고는 글쓴이의 주장이 일반화의 오류 같다고 생각했다. 얼마든지 대학 생활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여지가 있고, 또한 고려대라는 특정 학교의 특수한 경우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조금씩 읽어 나가면서, 이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제대로 읽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됐다.


지수: 고려대에 다니는 한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는 글쓴이의 주장과 행동을 몹시 불쾌하게 여긴다. 마치 자기만 남다른 양 뛰쳐나갔다고 보는 것 같다.


지민: 개인적으로는 호감을 느꼈다. 거침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행동하려 애쓰는 모습이 나랑 닮았다.


대훈: 책 디자인이 예쁘다고 느꼈다.


은주: 가격이 비교적 비싸다.


지수: 원래 재생지가 더 비싸다.

(적막 ― 그리고 웃음)


지민: 글쓴이가 이 사회에 대해 내린 진단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하는지, 얼마만큼 동의하는지 나눠 보자.


지수: 많은 어른들이 말로는 너희들이 하는 만큼 이룰 수 있다고 격려하는 한편, 그래도 대학은 꼭 나와야 한다고 선을 긋는다는 이야기에 공감한다. 장래에 나도 내 자식에게 그렇게 말할 것 같기도 하다. 고졸일 때보다는 전문대라도 나왔을 때 체감할 수 있는 분명한 차이가 있기에.


지민: 맞다. 요즈음 힐링 어쩌고 하면서 많은 책들이 인기를 끌지만, 정작 그런 메시지를 던지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 기득권을 얻었거나 안정적인 지위 안에 머무는 사람들인 것 같다. 그리고 간혹 글쓴이가 현재 정황을 실제보다 더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것 같은 때도 있긴 했지만,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와 관련해서 전체적인 맥락만큼은 잘 꿰뚫어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은주: 그런데 어쩌다가 이 책을 고르게 되었나?


지민: 우리 모임이 누구나 편하게 다가설 수 있는 모임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우선 얇아서 부담이 적었다. 그리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다뤄야 한다고 생각했다. 비록 불편한 주제긴 하지만, 우리 때에 잘 맞는 주제라고 봤다. 우리는 젊고, 삶을 보다 과감하게 살아갈 수 있다. 또 예수님도 사회적 약자, 소수자들과 늘 함께하셨는데 우리 또한 그분의 제자라면, 우리 사회에 글쓴이처럼 마음이 가난한, 외로운 길을 가는 이들이 있을 때 외면하지 않고 공감하며 위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더군다나 우리 모두는 장차 부모가 되어 자녀를 양육하게 될 것 아닌가. 교육 문제는 피할 수 없다.


은주: 대체로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 반에 대학을 안 가겠다는 친구들이 있다. 그런데 교사로서 그래도 괜찮다고 말해도 될지가 큰 고민이다. 책에서 글쓴이는 경쟁이 끊임없다고 말한다. 나는 교사로서 아이들에게 이 끝없는 경쟁을 가라고도 가지 말라고도 못하겠다.


지민: 가치 판단에는 공감할 수 있어도, 어떤 선택에 대해 대신 책임져 줄 수 없기 때문인가.


은주: 나의 대학 시절 한 친구는 한 학기를 휴학하면서 왜 공부를 하는지 고민했었다. 당시 나는 내 나름의 꿈(직업)이 있었고 또 별 고민 없이 내가 가진 전공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그 친구의 행동이 충격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고민을 했어야 했던 것 같다. 아마 용기가 부족했던 것도 같다.


지민: 어떻게 직업이 꿈일 수 있냐는 저자의 말은 어떤가?


은주: 부끄럽지만 그 당시 내 꿈은 직업이었던 것이 맞다. 그래서 나는 지금 꿈이 없다. 한 날라리 학생이 내게 꿈이 뭐냐고 물어봤는데, 도리어 그 학생은 꿈이 있었고 나는 꿈이 없는 것을 발견했다. 슬펐다.


지민: 대훈이도 공감 여부를 말해 주면 좋겠다. 특히 고학력자로서 드는 생각도 있을 것 같다.


대훈: 대학원을 가서는 공부를 그만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솔직히 많은 선택의 순간에 너무 깊게 고민하고 결정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저 취직하기에는 능력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대학원을 갔다. 이 책을 읽으면서는 많은 부분 공감했다. 이 사회에 대한 부조리는 글쓴이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느낄 테지만, 글쓴이는 특히 명확하게 인식하고 표현해낸 것 같고, 보다 구체적으로 그 문제에 반응한 것 같다. 그리고 글쓴이의 선택은 저항이었는데, 최선이었는지는…


지민: 비록 언론은 대체로 김예슬 씨 사건을 무시했지만, 적어도 많은 청소년, 청년들이 그를 지지하고 격려한 것은 사실인 것 같다.


대훈: 글쓴이의 행동에는 지지를 보내지만, 나는 어떻게 할 것이냐의 문제에 있어서는 쉽지 않은 것 같다.

(애잔 ― 서로에게 연민의 마음)


지민: 그럼 이번에는 이 책이 스스로의 인식, 행동 변화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었는지 말해 보자.


아영: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내 꿈이 무엇인가 되돌아보게 되었고, 남들처럼만 사는 것이 내 꿈인 것을 발견했다. 그저 남들처럼 취업하고, 결혼하고 애 낳고… 결론은 난 아직 용기가 없다.


은주: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한 쿠바 사람이 한국에서 살기 너무 힘들다고 했다. 나라마다 삶의 관점과 방식이 다른데, 우리나라를 꼭 정상이라 진단할 수 있을까.


<Off the record ― 주로 지민의 발언>


지민: 나는 일찍부터 반스펙주의자로 살게 된 것 같다. 나는 어떠한 종류의 자격증도 갖고 있지 않다. 심지어 운전 면허증조차. 물론 한 번도 시험에 응시한 적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필기에 붙어도 실기에 사정상 응시하지 못하게 되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지금처럼 됐다. 내가 고생해서 얻은 자격증이 나를 말해 주는 것이 아니고, 내 실제 자질과 노력 그리고 삶의 궤적이 나를 말해 준다고 생각한다. 자격증이 없다고 직업을 얻지 못한 것도 아니고(구직 과정에 있어 제약은 있었지만) 자격증이 없는 나에 대해 사람들이 편견을 가진다 해도 개의치 않는다. 오히려 세상에는 자격증 하나 없어도 나름의 보람된 삶을 사는 사람이 있다는 표본이 되고 싶어 계속 반스펙주의자로 살고 싶어졌다. 무엇보다 들풀도 입히시는 하나님께서 나를 돌보신다는 신뢰가 이런 삶을 가능케 하는 것 같다.


은주: 자격증을 딴다는 것이 꼭 문제일까. 나는 독어가 좋아서 독어 자격증을 땄고, 운전이 너무 재밌어서 운전 면허증을 땄다. 나는 아이들에게도 현재의 사회구조 안에서 즐거움을 찾으라고 이야기하는 편이다.


지민: 맞는 말이다. 그런데 이 사회에서 자격증에 목매는 대부분의 사람들, 특히 청년들이 그렇지 않은 경우에 해당한다. 개인의 극복보다는 사회 전반의 양상이 올바른가를 주목하면 좋겠다.


지수: 이미 우리는 모두 대학을 졸업했다. 이미 졸업한 시점에서, 글쓴이가 보여준 것 같은 행동을 우리의 삶에서 보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잘 모르겠다.


지민: 미래의 내 자녀나 사촌동생 등이 대학과 관련해 조언을 구할 때 나는 어떤 가치를 중심으로 대답할까에 대해서도 적용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한편 이 시대의 결과물인 과외가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 되돌아보고 나는 과외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결정해 볼 수도 있겠다. 사실 이 과외라는 것이 공정한 경쟁을 파괴하는 것이 아닌가. 빈부의 격차를 떠나서, 모든 아이들이 동일한 출발선에서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은주: 나는 사회인이 되고서야 이 사회가 불공평함을 분명히 느끼기 시작했다. 사실 나도 과외를 했다. 솔직히 부유한 집 아이들은 대체로 외국에서 살다 오는데 분명 대학 입시나 취업 모두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지민: 구약의 선지서에서 하나님께서 주로 언급하시는 문제 중 하나는, 공의를 행하지 않는 것에 대한 경고다. 우리는 그분의 자녀이자 제자로서 공의를 행하려고 애써야 하는데, 과외는 과연 공의롭다 말할 수 있는 것인지 고민해 봤다. 나는 언젠가 아이를 얻게 되면 절반의 기간은 일반적인 공교육을 따르게 하고 나머지 기간은 내가 직접 홈스쿨링을 지도하거나 대안학교에서 배우도록 아이에게 권하려 한다.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는 홈스쿨링, 초등학교 이후 고등학교까지는 공교육과 대안학교를 병행, 대학 진학 여부는 스스로 결정하게 해 주고 싶다. 나도 대학이 근본적으로 꼭 나쁘다고만 생각지 않는다. 물론 지금의 대학은 좀 나쁘지만. 훌륭한 교수와 명석한 친구들 사이에서 함께 공부한다는 기본 전제는 나쁠 것이 없다. 다만 교육 수준에 비해 등록금이 턱없이 높은 것 같은데, 이것을 감수하면서까지 대학에 갈지는 아이와 이야기해 보고 싶다. 내가 아이를 강제할 수는 없으니까. 이야기가 이렇게 이어지면서 오정현 목사님 사건도 떠오른다. 슬픈 일이다.


은주: 삶의 틀이라는 것을 생각해 봤다. 우리 반 아이들이 무척 떠드는 편인데 아이들에게 어쩌면 좋을지 한 명씩 의견을 물었다. 아이들에게 대안을 생각해 보라고 했는데, 아이들이 만든 그 규제 방식은 너무 치사하고 쪼잔했다. 교사로서 아이들이 짠 대안을 적용시키긴 했지만, 사실 우리가 지금까지 아이들에게 그런 식의 사고를 가르쳤다는 생각이 들었다. 규제보다는 진심을 공유하고 싶은데, 잘되지 않아 마음이 어렵다. 글쓴이는 책에서 권력이 만든 틀이 지긋지긋해서 뛰쳐나왔다고 했는데, 나는 교사로서 그 틀을 제공하는 사람인 것 같다. 고민이 된다.


지민: 글쓴이는 자신의 부모님이 두 분 모두 대학을 나오지 않으셨지만, 또 어떤 지식을 대단하게 가르쳐 주신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그분들의 삶의 모습 자체가 자신에게 큰 교훈이었고 그래서 존경한다고 했다. 여러모로 와 닿는 말이었다. 사실 깨달음이 삶으로 이어지는 게 어려운 것 같다. 예수님이 보여 주신 모습에서도 언제나 삶이 초점이었던 것 같다. 뭔가를 가르치시더라도 특정한 지식보다는 하나님과의 관계, 이웃과의 관계, 그분의 나라를 살아가는 문제처럼 모두 피부에 와 닿는 것에 대해 가르치셨다. 실로 사랑을 실천해 주시기도 했고. 그 참됨이 2천 년 전부터 오늘날까지 그분을 따르는 제자들이 있게 하는 것 아닐까. 사실 기독교를 싫어하는 사람은 많아도 예수를 싫어하는 사람은 적은 것 같다.


지민: 자, 마무리로 각오 한마디씩 나누자. 부담을 주는 것이 목적이 아니니 구체적인 액션을 말하지 않아도 좋다. 예수님의 제자로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가야겠다는 다짐을 말해 주고, 김예슬 씨에 대한 연민의 마음이 있었다면 말해 줘도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사진 속 그의 표정이 짠했다. 그의 판단의 옳고 그름을 떠나 자신의 삶에 있어 솔직하게 부딪칠 수 있다는 점에서 깊이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내 작은 각오라면, 살면서 계속 이런 불편한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다. 물론 서로를 배려하면서.


지수: 일터에서 좀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할 것 같다. 우리 출판사는 동화만 내는 곳인데, 최근 교육계의 흐름을 따라가려면 논픽션도 내야만 했다. 최근 동향은 동화에도 교과 연계가 이루어지길 요구한다. 초등학생 때부터 대입과 연관 지어 책을 읽게 되는 아이들이 너무 안타깝고, 좀 더 좋은 꿈을 꾸게 하는 동화책을 만들고 싶다. 앞으로 더 성장하면서 아이들의 삶에 생명을 전해 주는, 다음 세대를 위한 책을 만들고 싶다.


은주: 어릴 때 좋은 경험을 제공하고 그러면서 공부도 시켜야 하는데 아쉽다. 나는 비록 경직된 한국인으로서 자랐지만, 아이들에게는 틀을 강요하지 말아야겠다. 너무 쪼잔하게 하지 말아야겠다.


아영: 이재철 목사님의 표현 ‘황제의 논리’가 생각났다. 나는 과연 황제의 길을 가고 있는가, 예수의 길을 가고 있는가. 나 역시 이런 고민을 충분히 하지 못한 것 같고, 이제부터라도 차분히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지민: 사실 충분히 이해가 된다. 우리 사회는 이런 고민을 사치라고 말하고 있다.


대훈: 좋은 이야기 참 감사하다. (한참 뜸을 들임) 나는 글쓴이가 참 부럽다. 이렇게 행동할 수 있는, 자신을 이끌고 가는 믿음의 기반이 궁금하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 그분께 이끌려 간다지만, 글쓴이를 끌고 가는 기반은 무엇일까.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도 그랬다. 인류의 진보에 대한 강한 믿음이 있었다. 우리는 모든 것을 가능케 하실 수 있는 분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글쓴이나 노 대통령처럼 살지 못했다는 사실에 마음이 어렵다.


지민: 개인적으로는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강한 확신이 그들에게 신념의 토대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대훈: 우리도 우리 삶의 자리에서 한걸음씩 나아가야 하는데, 나는 확실히 제대로 믿고 있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했다. 취업을 준비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집중하며 돌아봐야겠다. 그래도 마음이 어려울 때마다 내 믿음의 토대를 발견함으로써 위로를 얻게 하신 주님께 감사하다.


지민: 오늘 참 서로에게 위로가 되는 시간이었다. 사실 기독교 벤처라고 하지만, 우리 회사에서도 이런 이야기를 차분하게 나누기가 쉽지 않다. 자기 고백은 부끄러움이 아니라 도리어 회복의 시작인 것 같다. 앞으로 우리의 책모임이 서로의 삶에 큰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우리를 이렇게 이끌어 주신 하나님의 섭리에 너무나 감사하다.

저작자 표시
신고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One of Remnants

댓글을 달아 주세요

달력

« » 2017.08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최근에 받은 트랙백

글 보관함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