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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9월부터 정식으로 일하기 시작한 현재 회사에서 내 주된 업무범위는 전체 IT시스템과 인프라의 유지보수와 새로운 서비스를 기획하고 구현해내는 것이다. 우리 서비스는 한국·일본 두 나라에 제공되고 있기에 일본이라는 나라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게 되었고, 그 시작이 바로 노무라보고서다.

 아직 제대로 변화를 추구한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았지만, 한국시장 쪽은 이미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와 글로벌(주로 미국과 유럽) 웹 생태계에 관심을 갖고 공부해왔고 총체적 시각이 어느 정도 형성되었기에 블로그 서비스 활용을 비롯한 신규 아이디어들로 검색노출범위와 트래픽 총량의 향상을 끌어내고 있다. 물론 블로그 활용이라는 카드도 모든 걸 해결해줄 수는 없고, 따라서 아직은 흐릿하지만 장기적 플랜 또한 꾸리고 있으며 어느 정도 자신도 있다.

 문제는 일본이다. 지리적으로는 바로 옆에 있는 나라지만 바다를 건너야 하기에 멀게만 느껴져왔고, 글도 읽을 줄 모르고 가본 적도 없는 나라. 경제대국이고, 선진국이고, 시민의식이 발전된 나라고, 도요타·소니 같은 굴지의 기업을 일궈낸 나라고, 역사적으로 우리나라와 앙금이 많고, 애니메이션을 비롯한 컨텐츠 강국이고, 문화흐름에 있어서 우리보다 반 박자 정도 빠른 부분이 많고, 섬나라고... 이렇게 어떤 특성이나 현상에 있어서 매우 축약적인 뉘앙스들만 가지고 있을 뿐, 일본이라는 이웃나라의 디테일에 대해 아는 게 너무 없다는 걸 느꼈다.

 그 나라 사람들이 어떤 문제를 눈 앞에 두고 있고, 어떤 생활양식과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고, 어떤 변화의 흐름을 타고 있는지, 서비스나 제품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는 대표적인 기준은 어떠한지, 기업문화는 어떠한지 등 피상적인 수준을 넘어서 좀 더 상세한 이야기와 구도를 알지 못한 채 신규 서비스를 기획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도 무모한 행동인 것이다.

 그래서 일본의 사회, 경제, 경영을 다루는 책들을 살피다가 몇 권을 눈여겨봤고(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이 '2010 일본'으로 탐구를 시작했다.

 비록 2005년 당시 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에서 2010년을 바라보고 작성한 보고서이며 국내 번역본은 2007년에 출간되었기에 조금 늦게 접한 감도 있지만, 여전히 책에 담긴 예측은 결과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 있고 일본의 현 위치를 조명하는데 충분한 도움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이 보고서는 2010년의 모습에 있어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고 예상되는 사회현상들을 중심으로 여러 좋은 예와 대안을 제시하는데, 먼저는 베이비붐 당시 엄청난 출산율로 두터운 인구층을 차지해버린 단카이 세대의 대량은퇴, 경제여건 향상에 따른 젊은이들의 모티베이션 위기, 인구감소와 세대구성 변화로 인한 사회자본 재구성 문제 대두, IT 인프라의 급성장이 가져온 새로운 시장질서와 기회·위기 요소 같은 굵직한 현상들을 중심으로 이들의 유기적인 관계를 염두에 두고 미래를 그려낸다.

 기업의 경영형태에 대한 방향제시나 웹의 급변이 일구어내는 양상에 대한 사항들은 피터 드러커의 '마지막 통찰'이나 돈 탭스코트와 앤서니 윌리엄스의 '위키노믹스' 같은 책에서 이미 눈여겨봤던 내용들이 꽤 있었지만, 인구변화와 사람들의 사회적 인식, 가치관 그리고 사회자본문제 같은 주제에서는 무지했던 부분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었다.

 더군다나 앞서 문화흐름 측면에서 언급했듯이 우리나라와 일본은 닮은 꼴인 부분도 많기 때문에, 일본을 거울 삼아 우리나라가 마주칠 변화와 문제들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었다.

 여전히 일본은 내겐 너무 먼 당신이지만, 그래도 이번 독서를 통해 좀 더 가까운 그대로 그려낼 수 있었다. 사실 책을 요약해서 어필하는 것은 이 책의 감수자인 윤재남님의 후기를 읽는 편이 낫다. 개인약력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글을 참 명료하고 전달력있게 잘 쓰시는 것 같다.

 대신 나로서는 보고서가 걱정하고 있는 젊은 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느낀 점을 보탤 수 있을 것 같은데, 보고서의 분석내용에 대해 상당히 동감했고 웃었다. 예전과 달리 생계만 해결하면 그것으로 만족했던 세대와 달리 요즘 젊은이들은 틀에 얽매이는 것을 싫어하고 인간관계에 예민한데다, 자기만의 독특한 캐릭터를 갖기 원하며 추구하는 가치도 다양하다. 나 또한 요즘 젊은 세대 중에서도 특별히 그 정도가 심한 편이기에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그리고 변화하는 사회현상들이 가져오는 모습으로 새로운 업무형태와 기업형태들을 제시했는데, 나는 이미 이러한 형태들을 추구하고 얻은 편이기에 이해가 편했고 뿌듯했다.

 대기업의 장점이 있지만 그에 반한 단점들도 나열하면서 중소기업이 가질 수 있는 유연성과 결단력, 실행속도 등이 더 요구되는 사업분야의 확대양상을 예측하는데, 난 이미 내 스스로의 고민 끝에 대기업을 지원하는 대신 매우 작은 규모의 소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좋은 기회들로 인해 이미 대기업 팀에서 1년 정도를 경험했고 중소기업 치고는 규모가 큰 업체들도 겪을 수 있었는데, 안정적인 자금력과 일정 수준 이상의 자질을 보장하는 인력선별, 전통있는 사업 노하우 등이 내가 본 대기업의 장점인 반면 사내정치, 빠른 의사결정의 어려움(특히 웹 사업을 하려면 잘 모르는 어르신들 가르치고 설명하는데 드는 시간만 세월이다), 표준화된 반면 까다로운 절차 등이 내가 꺼려하게 된 단점들이다.

 난 순수하게 일에 집중하는 것이 좋은데, 동료관계도 머리굴리기보다 정감있고 진실했으면 좋겠는데, 내가 겪은 대기업 팀의 모습은 그것과는 거리가 있었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분명 그런 부분을 피하기 어려운 구조인 것도 사실이다.

 반면 내가 지금 일하는 회사는 규모는 매우 작지만, 성과에 따른 충분한 보상을 제공하고 피곤한 정치관계가 없으며 실력에 따른 의사결정권 인정으로 인해 역할에 따른 빠른 의사결정으로 변화대응이 가능하다.

 아마 대기업을 경험하지 못했다면 막연한 로망을 느꼈을지도 모르겠지만, 좋은 기회로 겪어봤기에 과감하게 후회없는 결정이 가능했음에 감사하고 있다.

 보고서에서 일본 청년 층을 대상으로 니트족과 프리터의 비중을 두고 걱정의 소리를 내고 있지만, 사실 우리나라도 청년실업은 상당한 문제로 남아 있다. 대학생이 취업전선이 두렵다는 이유 하나로 졸업을 미룬다는 게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현실인가.

 그래도 노무라종합연구소 같은 훌륭한 기관과 우수한 역량을 다수 보유한 일본이니만큼 일본사회의 미래는 밝다고 보여진다. 사실 이 책을 접하면서 노무라라는 이름을 처음 머리에 새기게 되었는데, 우리나라의 삼성경제연구소 같은 독보적인 역량을 가진 것을 내용을 읽어나가면서 느낄 수 있었다.

 문제에 대한 인식 뿐 아니라 현재의 모습에서 좋은 실례들을 발견하고, 부족한 대안을 다방면으로 군더더기 없이 제시하는 내용 구성은 솔직히 인상 깊었다. 우리나라 또한 나름의 혜안과 함께 이웃나라들의 예를 밑거름 삼아서 지혜롭게 미래를 대비해야할 것이다.

 북까페에서부터 그랬는데.. 두통이 심해지려해서 어서 글을 정리해야겠다. 돌아보고 싶은 부분은 거의 살핀 것 같은데... 맞아. 추천과 고마움을 표시하는 것만 잊지 않으면 되겠다.

 내년이 2010년이라고 이 책의 의미가 반감된다고 느낀다면 그래도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일본 사회에 대해 늘 관심을 가져온 것이 아니라면 분명 배울 점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바람이 살며시 마음을 흔드는 이 가을의 굿(Good) 밤. 좋은 책을 펴낸 노무라종합연구소 관계자 분들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무엇보다 이 책이 다루는 모든 사안들 위에 지극히 높고 사랑이 많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2010 일본
카테고리 경제/경영
지은이 노무라종합연구소 기술조사실 (매경출판,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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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One of Remna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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