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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처음부터 정품 소프트웨어만 사용해온 사람은 아닙니다. 갓 스무살이 되었을 때 즈음까지만 해도, 와레즈나 P2P를 통한 불법 콘텐츠 다운로드를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 행위에 대해 민감하게 생각해본 후 행동기준을 바꿨습니다.

저는 그리스도인이고 완전하지는 못하지만 모든 행위에 대해서 하나님이 기뻐하실지에 대해, 금하신 일인지에 대해 생각하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굳이 성경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판매 콘텐츠 부정 이용은 지금 우리 세대가 보편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로 받아들여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 사역자 조차도, 모두는 아니지만 몇몇은 이 문제를 아주 우습게 생각하는 것 같아서 꼭 한 번 언급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아끼는 한 동생은 제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정말 돈 많으시네요. 아, 역시 부자. 어떻게 그걸 다 돈 주고 사요?
이런, 먼저 저는 부자가 아닙니다. 저는 월세 한 칸에 살고 있고 물려받은 유산도 없으며 아직 만 24세입니다.

뭔가 남들이 다 아무렇지 않게 하는 행동이면 큰 죄가 아니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센서가 우리 머리 안에는 있는 것 같습니다.

자, 우리 가운데 한 사람이 슈퍼마켓에서 값을 치르지 않고 진열대에서 물건을 가지고 주인에게 들키지 않고 유유히 나왔다고 합시다. 여러분은 이 사람에게 어떤 생각을 갖겠습니까? 그렇습니다. 이 사람은 지금 도적질을 했습니다. 이 사람을 미워해서는 안되지만, 이 사람이 방금 한 행동만큼은 우리가 멀리하고 피해야 할 행동입니다.

그럼 또 생각해봅시다. 우리 가운데 한 사람이 인터넷에 노출된 판매 콘텐츠를 지불 없이 획득했습니다. 물론 그것이 본래 값을 치러야하는 상품이라는 것을 인식하고도 말입니다. 하지만 개의치 않고 그 콘텐츠를 소유하고 이용합니다. 이 사람에게는 어떻게 생각하게 되나요?

제가 보기에는 이 두 경우는 별로 차이가 없습니다. 두 경우 모두 권리자에게 들키지 않았을 뿐 권리자의 잠재된 수익성을 훼손했습니다. 다만 전자의 경우 좀 더 눈에 잘 드러났을 뿐입니다. 진열대가 미세하게 허전해 보일 겁니다. 후자는 시각적으로 별로 티가 안날 거구요. 결국 두 경우 모두 '도적질하지 말라'에 반하는 행동입니다.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우습게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이 개념 부족하게도 담배와 마약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합니다. 당장은 영향이 눈에 잘 안보이기에 자기 스스로 생각하기 편한대로 인식의 기준을 세운 다음 대충 그 정도의 영향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김없이 패망의 순간은 옵니다. 다만 사람마다 아픔의 정도가 더하고 덜할 뿐.

또 다른 경향으로는 좋은 곳에 쓰려 한다는 핑계를 댑니다. 좀 더 직설적인 비유를 해볼까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음식을 훔쳐서 먹였습니다. 사랑과 보살핌의 행동은 귀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훔친 것이 죄가 아닙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정말 사랑한다면 그 이가 좀 더 편하게 음식을 들 수 있게 훔치기 보다는 주인의 자비를 구해야합니다. 정당하게 얻은 음식으로 마음 편히 들 수 있도록 배려해야 정상입니다. 정말 지극히 불가피하지 않다면 말입니다.

맞습니다. 제가 지금껏 가격을 지불해온 윈도 XP, 윈도 비스타, MS 오피스, 음반, DVD, MP3 등의 가격의 총합은 상당할 것입니다. 아마 이 모든 금액을 제가 지불하지 않고 어둠의 경로로 얻을 수 있는 한도 내에서 그것들의 혜택을 취하려 했다면, 그 금액을 보증금에 더했다면 지금 제 월세를 월 최소 10만원 이상 아낄 수 있음이 확실합니다.

하지만 이 지출은 당연한 것입니다. 이미지를 편집해야 했었나요? 그래서 포토샵을 불법으로 설치했나요? 그렇군요. 하지만 이미지를 편집하지 못해서 일정 부분 손해를 볼 수는 있어도 생명에 별 문제는 없다는 걸 생각해 보셨나요? 그리고 포토샵이 아니더라도 원하는 작업을 도와줄 수 있는 이미지 편집도구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얼마나 찾아보고 배워보려 노력하셨는지 한 번 여쭙고 싶습니다.

이미지를 꼭 편집해야 했는데 너무 비싸서 그냥 설치했다구요. 아.. 들키지 않고 얻을 수 있다면 차가 타고 싶어질 때 벤츠도 한 대 그냥 몰고 가시겠습니다.

제 아이맥에는 포토샵이 없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이미지 편집은 해내고 있습니다. 김프(GIMP) 같은 공개 소프트웨어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포토샵에 비하면 품질이나 편리함이 아쉬운 것은 사실이지만, 레이어 작업과 각종 효과를 비롯해서 상당히 포토샵에 근접한 기능성을 제공합니다.

오피스도 마찬가집니다. 업무 문서 작성 시 다른 사람의 문서의 서식이 조금이라도 깨지는 것이 아쉬워서 구매했을 뿐, 기본적인 기능 수행은 지금까지 오픈 오피스(OpenOffice) 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아.. 윈도가 너무 비싸다구요? 혹시.. 누가 여러분께 윈도를 사용하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협박이라도 했나요? 아니지요. 여러분이 쓰고 싶어했을 뿐입니다. 최소한 필요했습니다. 여러분이 뭔가 얻기 위해 취했을 뿐입니다.

혹시 정품 DVD 한 장이 너무 비싸다고 생각한 적 있으신가요? "조금만 저렴하다면 살만도 할텐데"라구요. 그런데 보편적으로 사람들이 정품 DVD를 구매한다면, DVD의 판매가격은 낮아질 것이 거의 확실합니다. 지금은 사람들이 워낙 구매 대신 불법 다운로드를 애용해주셔서 최소한 초기 제작비용이라도 얻기 위해 단가를 높게 설정하지만, 판매장수가 어느 정도 받쳐준다면 단가가 낮아도 수익에 문제가 없기에 지금처럼 비쌀 이유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겠네요. 내 주변 사람들 다 불법 다운로드 하는데 나만 안하면 바보 아니냐고. 저는 이 사고방식이 매우 후진적인 사고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후진국은 변화가 왔을 때의 발전보다 당장 내 이익이 너무나도 중요한 정신이 지배적이기에, 도무지 발전하는게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후진국을 벗어나기 어렵죠.

공공서비스를 이용할 때도 우리나라의 부족함을 많이 느낍니다. 아직도 지하철에서 승객들이 먼저 내리기 전에 타는 사람, 앞 사람이 승차 중인데도 불구하고 뒤에서 몸으로 미는 사람 등 매일매일 노력하지 않아도 볼 수 있는 흔한 풍경입니다.

전체의 효율을 고려해보면 서로 밀고 부대끼는 일은 매우 비효율적입니다. 한 명이 좀 더 앞서가 보겠다고 사람들 사이에서 밀치고 부대끼기 시작하면 다른 사람들의 매끄러운 진로에 영향을 미치고 진행경로를 방해합니다. 사실 뒤에서 밀치는 건 대체로 아무런 도움이 안됩니다. 앞 사람이 내 생각처럼 빨리 안 갈 때는 앞에 다른 사람이 있거나 그만한 사유가 있기 때문이라는 걸 생각해볼 여유조차 없는 걸까요.

모두가 부딪히지 않고 약간의 안전거리를 두고 일정한 속도로 지하철에서 내려서 역을 빠져나오면, 분명히 무질서하게 나오는 것보다 전체의 효율과 시간에서 우월합니다. 물론 그 효율과 이점보다 본인 하나를 위해 밸런스를 깨는 사람들이 많을 수록 그 몇몇은 좀 더 빨리 목적지에 도착할 지 모르지만, 그럴 때 전체의 효율은 떨어지고 주변 사람들은 스트레스에 노출됩니다.

적어도 아직은.. 우리는 모두보다 내가 너무나도 소중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선진국의 국민들은 나 하나의 이익보다 전체를 생각할 줄 알고, 당장의 손해보다 기다린 후를 볼 줄 압니다. 작은 실천이 가져오는 변화의 힘을 신뢰하는 여유가 있습니다.

정말로 저는 부자가 아니고 금전적으로 그렇게 여유있지 않습니다. 그래도 정품 소프트웨어와 판매 콘텐츠에 모든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그것이 정당하기 때문입니다. 비싸다고 말하기 전에 정당한 대가를 지불한 적이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유혹에 대한 대처도 연단입니다. 듣고 싶은 음악을 듣는 즐거움을 절제하지 못해서 불법으로 음악파일을 취했다면, 음악파일이 아닌 다른 것도 그런 식으로 대하기 매우 쉽습니다.

이 문제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 좀 더 발전했으면 좋겠습니다.

ps. 제 생각 중 바르지 못한 주장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은 지적해주시면 다시 생각하고 조정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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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One of Remna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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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6.18 08:47 신고 One of Remnants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Related Link) Confessions of an illegal downloader - http://kr.ahnlab.com/newSecuNewsView.ahn?category=001&mid_cate=003&seq=14494

  2. 2009.09.22 17:11 신고 당당~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소프트웨어 저작권협회 입장에서 이 글 눈물나네요. 링크 및 트랙백 걸고 갑니다. 정말 감동이라는 ㅠㅠ

  3. 2009.09.22 19:20 신고 One of Remnants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모퉁이 블로그인지라 누가 읽기나 할까 생각했었는데..
    좋게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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